직장에 일이 있어 한 시간 일찍 출근했더니
한 시간 일찍 퇴근을 시켜주셔서
저녁 시간이 평소보다 여유로웠다.
살짝 심심해지려던 차에
처리해야 할 아몬드 가루가 생각나
인터넷에 떠도는 레시피 중
당장 있는 재료로 가능한 걸 찾았다.
아몬드가루 150g
계란 3개
꿀 120g
바닐라익스트랙 5ml
소금 1g
베이킹파우더 5g
그리고 예열시킬 오븐까지 준비 끝!
제일 먼저 계란 3알
거품은 막 나지 않게
잘 풀어주기만 하면 된다.
아몬드 가루는 150g 미리 재서
한쪽에 잠깐 두고
집에 꿀을 찾긴 찾았는데
120g이나 필요한걸 나중에 알았다.
나에겐 10g짜리 스틱 꿀 5개뿐..
더 이상의 꿀이 없었다..
이미 계란도 깨고!
준비는 다 했고!
꿀 사러 나가기는 귀찮고!
오븐은 예열되고 있고!
그간에 베이킹 실패는 레시피를
지키지 않았던 거라
정말 많이 망설였지만
이건 꿀이랑 질감도
비슷하니까 괜찮을 거야..
있는 꿀이라도 섞을까 고민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차이점을 명확히 아는게
나을 것 같아서 섞지 않았다.
결국 물엿만 120g 계란에 섞어줬다.
그리고 바닐라익스트랙 대신
집에 있는 건 바닐라에센스..
바닐라향의 강하기 차이일 뿐
대체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익스트랙보다 에센스가 더 저렴해서
이걸로 가지고 있었다ㅎ..
물엿 섞인 계란물에
소금 1g
베이킹파우더 5g
바닐라에센스 5ml까지 넣고
1차로 섞어주기!
오우.. 이때 베이킹파우더가
섞이질 않고 덩어리 져서
물엿 때문인가 잘못된 건가
또 망한 건가 생각이 많았다..
그래도 일단 계속해보기로..
아몬드가루는 양이 많아
두 번에 나눠 넣어 섞었다.
아몬드가루가 들어가니
그나마 다시 평범? 해진 반죽
근데 생각보다 엄청 꾸덕꾸덕
결국 되직해진 반죽에 거품기까지 사망
이대로 구워버리면
정말 벽돌 될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레시피를 또 파괴..
당장 우유는 없고
빵 반죽인데 물 섞는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계란 한 알 추가했다.
납작한 쟁반틀 밖에 없었다가
최근에 다이소에서 언젠가 써야지 하면서
사 왔던 케이크 빵틀에
기름 골고루 발라준다.
계란 한 알 섞으니
드디어 케이크 반죽 같아진 반죽..
싹싹 긁어서 담아내고
160도 예열해 뒀던 오븐에
그대로 20분 타이머 맞춰줬다.
두근두근
??
설레는 20분 지나고
잔뜩 부풀어 오른 케이크
속은 익었나 찔러봤는데
겉면이 부서지면서
생반죽이 보글보글 올라왔다..
당;;황하지 않고 10분 더 돌려주기..
다시 확인해 보니 어림도 없었다.
170도로 올려서 5분 더 돌려주기..
아무리 그래도 빵 만드는 건데
주방에서 바쟉 바쟈쟉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븐에 총 35분 만에 완성된
아몬드 물엿 케이크!
이름은 굉장히 별로네
원래 허니 아몬드 케이크 하려고 했는데..ㅠ
도대체 왜 겉은 바삭하게 된 걸까?
어쨌든 많이 부서졌지만
그래도 완전히 잘 익어서 나온 케이크
뒤집으니 확실히 잘 익은게 보였다.
원래 여기가 윗부분으로 생각하고 구운 건데..
그냥 바닥을 윗부분이라고 치도록 하겠다.
다시 뒤집어 잘라보니
속까지 퐁신한게 이번엔 드디어
먹을만하게 만들었구나..!
원래 꿀이 물엿보다 당도가 높다고 한다.
나중에 찾아본 건데 꿀 대신
물엿 대체도 가능한 거라고..^^*
어쩐지 생각보다 많이 달진 않아서
찬장에 있던 슈가파우더 솔솔 뿌려줬다.
얼른 커피 타서
갓 구워낸 후 먹으니
윗부분은 바삭하고
속은 따듯 촉촉해서 맛있었다!
계란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겉부분은 왜 바삭하게 됐는지
아직도 알 수 없지만
먹을만하게 됐다는게 정말 다행이었다.
잘 된 만큼 나머지는 랩 씌워서
뒀다가 직장에 가져가서 나눠먹어야지 ㅎㅎ
자신감이 충전돼서
다음엔 초코케이크로 도전해 봐야겠다~
'홈쿡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담 양념소스 파우치로 간단하게 마파두부 만들기 + 리챔 (27) | 2023.05.19 |
---|---|
3분만에 완성되는 9,900원 철면수심 차돌짬뽕 후기 (47) | 2023.05.09 |
또 실패한 환장의 바나나빵 만들기.. 베이킹은 어려워 (49) | 2023.04.26 |
비오는날 냉장고 털어 맛있는 배추전 해먹기 + 반죽 꿀팁 (21) | 2023.04.19 |
인생 첫 대실패한 요리 씁쓸한 대패알배추술찜 후기.. (34) | 2023.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