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홈쿡일기

인생 첫 대실패한 요리 씁쓸한 대패알배추술찜 후기..

by 경송이 2023. 4. 15.
728x90

 

 
평화로운 평일 저녁..
냉동실에 있던 대패목살을
어떻게 맛있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알배추만 있으면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는
대패알배추찜 만들어봤다.
 
 

 

나머지 재료는 다 집에 있었고
알배추 2,500원과
느타리버섯만 1,250원에 장 봐왔다.
 
 

 
일단 제일 먼저 곁들일 양파 절임 위해
양파 1/4 채 썰어서
찬물에 잠시 담가둔다.
 
 

 

알배추는 초록잎은 떼어내고
잘 씻어서 한 입 크기로 잘라준다.
생각보다 양이 꽤 많아서
나중에 배추전 해 먹으려고
절반 정도는 남겨놨다.
 
 

 

배추 먼저 냄비에 넣어주고
미리 해동시켜 둔 대패 목살도
배추랑 비슷한 크기로 잘라준다.
 
 

 

느타리버섯도 한 팩 다 넣기엔
많아서 반절만 헹궈서 고기 위에 올렸다.
 
 

 

여기까지 준비된 재료에
물 없이 소주를 살짝 넣고
끓이면 알코올이 날아가면서
배추에서 나오는 수분으로
내용물이 쪄지는게 원래는 맞는 건데...
 
 

 

나는 왜 때문에 무슨 생각으로
없는 소주 대신 칵테일 만들다 남았던
보드카를... 넣을 생각을 했다.
심지어 도수가 훨씬 높으면
적게 넣었어야 했는데
배고픔 + 급한 마음에
어디가 고장 났었나 보다..
 
 

 

무려 38도 보드카 100ml 그냥 때려 붓기..
원래 쓴맛에 예민한 사람에겐
화이트 와인을 추천하거나
소주여도 120ml 정도 넣었어야 했는데
보드카를 무슨 생각으로 저만큼이나 넣은 걸까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모르겠다.
 
보드카 100ml
(원래는 화이트와인 or 소주 120ml)
다진 마늘 0.5
후추 1
설탕 1
소금 1
참치액젓 1
섞은 소스를 냄비에 같이 부어준다.
 
 

 

알코올 날아가게 뚜껑 없이
센 불에서 3분 정도 바글바글 끓이다가
 
 

 

 

위에 대파 송송 썰어 올리고
뚜껑 덮고 중약불로 10분 동안 쪄지게 둔다.
 
 

 

그동안 물기 뺀 양파채에
간장 2
맛술 2
물 1
섞어 놓으면 곁들일 양파절임은
간단히 끝!
 
 

 

그리고 10분간 쪄진 배추찜 위에
불 끄고 버터 한 조각 올린다.
버터를 넣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집에 있기도 하고 적당한 양은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고 해서 넣어봤다.
 
 

 

물 안 넣고 (보기에만) 맛있게 쪄진 
대패알배추찜 완성
 
 

 

 

여기 까진 향도 좋고
비주얼도 좋았는데..
 
 

 

한 입 먹어보려고 가까이 집어 올렸는데
술 냄새가 확 올라와서
뭔가 잘못됐음을..
이때야 느꼈다..
 
 

 

다시 생각해도 웃음 나오는 맛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말 그대로 정말 술찜이다.
술에 절여 찐 찜..
 
현실을 부정하면서
양파절임이랑도 먹어보고
간장소스에 듬뿍 찍어 먹어도 봤지만
사라지지 않는 씁쓸하고 강렬한 알코올 맛..
 
고기든 배추든 버섯이든
재료 한 입에 보드카 한 잔 마시는 것 같이
먹을수록 더워지고
취기가 오르는 것 같아서
결국 다 못 먹고 처분했다..
배추술찜 먹고 취하기 가능?
가능!
 
이제껏 요리하면서 못 먹을 정도의
음식은 만들어낸 적이 없었는데..
앞으로 보드카는 쓰지 않는 걸로..ㅎㅎ
그래도 보드카만 아니었다면
진짜 맛있는 배추찜이었을 것은 확실했다..
정말로.. 진짜로.. ㅠㅠ
아쉬움 가득한 반성의 일기 끝_...

728x90